“송구하오나 돼지의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의 눈으로 보면 부처만이 보이는 것이 세상이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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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에서 ‘투사’라는 용어가 있다. 이는 자신의 마음이나 생각을 타인에게 투사하는 것이다. 상대방의 의사나 생각 따위 등은 전혀 무시한 채 오로지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들을 그 사람에게 반영하는 것이다.

이는 미성숙한 방어기제로서, 대게 지속적인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들에게서 주로 나타나는 증상이라고 한다.

그런데, 나는 이러한 행동은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사람들이나 심리적으로 힘들어 하는 사람들에게만 나타나는 증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태조 이성계는 무학대사에게 이런 말을 했다고 한다. 
“대사는 아무리 보아도 꼭 돼지처럼 생겼구려.” 

이성계의 말에 무학대사는 이렇게 답했다.
“그렇습니까. 소승이 보기에 대왕께서는 부처님처럼 생기신 듯합니다만.” 

이 말을 들은 이성계는 무학대사에게 다시 말했다. 
“아니, 농담을 하자는데 그렇게 칭찬의 말을 하면 어떡하오.” 

하고 타박을 하니 무학대사가 그 말을 다시 받았다. 
“송구하오나 돼지의 눈에는 돼지만 보이고 부처의 눈으로 보면 부처만이 보이는 것이 세상이치입니다.”

무학대사가 한 말은 지금까지도 정말 자주 쓰이는 클리셰가 되었다. 

사람들과 함께 지내다보면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각기 다른 얼굴을 가지고 있고 각양각색의 옷을 입은 것처럼. 
처음 만난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는 방법은 쉽다. 그 사람이 하는 말과 행동을 보면 금새 알 수 있다. 
그 사람이 평상 시에 지닌 생각이나 태도, 마음가짐 등이 모두 그 사람이 하는 말로써 혹은 행동으로써 나타난다. 

영화 <다크나이트>에서 조커의 눈에는 세상 모든 것들이 혼돈이기에 두 개의 폭탄 스위치가 반드시 눌러질 거라고 생각했고, 브루스 웨인은 과거에 어떻게 살아왔던 간에 누구에게나 선한 부분이 있다고 믿었다. 

자신의 삶에 대한 태도와 타인에 대한 믿음은 고스란히 자신의 품격으로 이어진다고 나는 생각한다. 
자신의 품격은 본인이 하는 언어와 행동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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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베트맨 비긴즈>에서 레이첼이 브루스 웨인에게 한 말로 이 글을 끝맺겠다. 
“자신을 나타내는 건 생각이 아니라 행동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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