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학, 과학, 공학의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접근방법


사랑이라던가, 신뢰라던가, 사람들간에 관계라던가 이런 추상적인 것들을 수학적으로 혹은 과학적으로 혹은 공학적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내 생각에는 완벽하게 그것들을 표현할 수 없지만 최대한 가깝게 표현할 수 있다라고 생각한다. 

예전에 쓴 글에서도 그랬지만, 나는 세상 모든 것들을 숫자로 보는 어떤 사람들의 논리들에 대해 별로 와닿았지 않았다. 
거기에는 뭔가 빠져있었기 때문이다. 숫자로 모든 걸 나타내는 것은 불가능하다. 
어떻게 물질도 아닌 것들이 뭐라 딱 정의하기 굉장히 어려운 것들이 물질세계에 막대한 영향을 주고 여러 물질과 유기체들에게 작고 큰 변화를 불러일으킨다. 

그래서 난 이러한 부분에서 세상 모든 것을 숫자로 보는 게 그다지 타당하지도 않고 그렇게 효과적이고 효율적이지 않은 관점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수학, 과학, 공학으로 무엇가를 할 수 있다. 인간이 이해하고 예상가능한 것들로 “최대한 가깝게” 표현하고 만들어낼 수 있다. 완벽하지는 않지만. 

나는 이러한 관점을 고등학교 때 어느 한 친구에게 영감을 받아서 알게되었다. 
그 친구 같은 경우는 1학년 때에는 그렇게 크게 두각이 보이지 않다가 2학년 여름방학이 끝나고 정말 일취월장하는 모습이 보였다. 특히, 수학, 물리, 화학 과목에서. 
당시 고등학교 교육과정에서는 1학년 때에는 통합교과이고 2학년 때부터 문,이과로 나누어져 문과 혹은 이과만의 심화적인 선택과목을 배웠다. 처음에는 그 친구같은 경우는 논리적인 사고가 굉장히 탁월해서 그 때부터 두각을 나타났다고 생각했다. 그 후에는 그 친구와 같은 중학교를 나왔던 친구들이 하던 말이 “걔는 중학교 때 공부 하나도 안하다가 시험치는 날 친구가 공부하는 걸 옆에서 같이 보기만했는데 열심히 공부를 준비한 친구보다 성적이 더 좋게 나온 적이 진짜 많다.”라는 얘기를 들었다. 
그 얘기를 듣고나서는 “그 친구는 기본적으로 머리가 좋은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했다.  

그 당시 나는 잠자고 밥먹고 화장실가는 시간빼고는 오로지 공부만 했다. 주변 친구들이 나보고 ‘스터디머신’이라고 부를 정도였으니까. 나 말고도 2~3명 정도도 ‘스터디머신’이라고 불리우는 친구들이 있었다. 그 친구들은 다 상위권이였다.  그러니까 스터디머신이라고 부르는 사람들 중 나만 좀 어딘가 부족한 스터디머신이였다.  그래도 성적에 있어서는 그렇게 두각을 나타나지 않지만 노력만큼은 친구들이 인정을 하니까 나에게 ‘스터디머신’이라고 불러준 게 아닐까 싶다. 

그런데 그 친구를 보면, 모든 수업시간에 다 집중도 하지도 않고 자신에게 필요한 것만 갖고간다는 느낌 정도로만 수업을 듣고 나머지 필요없다고 생각하는 부분들은 수업에 대해서 거의 관심조차 주지 않았다.  그 당시 나는 “나는 쟤보다 모든 수업을 열심히 듣고 집중하는 데 나는 왜 성적이 오르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며 모종의 열등감도 느끼기도 했다.

그러다 시간이 흘러 고3이 되서 친구들끼리 얘기하다가 이런 얘기를 들었다. 그 똑똑한 친구가 한 말에 대해서 어느 한 친구가 얘기해주었다. 주변 친구들도 그 친구가 워낙 수학이나 물리, 화학을 잘하니까  무슨 비법이 있을까라는 심정으로 “너는 왜 이렇게 수학이랑 물리, 화학을 잘하냐?”라고 물어보았다고 한다. 그 친구는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나는 단지 문제의 답에 최대한 가깝게 접근하려고 노력해. 그게 다야.”

나는 이 말을 듣고 굉장히 충격을 받았다. 그 당시 내가 가진 관념과 스키마, 접근방법은 ‘완벽하게’ 문제를 맞추는 것이였다. 그러나 내가 가지고 있었던 생각들은 지금봐도 그렇고 그때에도 잘못된 생각이라는 걸 절실히 느꼈다. 

그 접근법은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다. 그 친구의 말을 듣기 전까지.

그 친구는 선생님들이 못푸는 문제들도 곧 잘 풀었던 친구라서 그래서인지 “아.. 이러한 접근법과 아이디어는 선생님들도 모르니까 학생들에게 알려주지 못했구나”라는 사실을 딱! 깨달았다.  

정확히는 그 친구 정도의 급이 아니면 생각할 수 없었다. 수능 재수할 때, 만났던 수학선생님은 그 친구와 같은 접근법을 처음부터 알려주었는데 그 때 그 선생님의 설명과 수업들을 들으면서 그 접근법은 어느 경지에 이르러야만 깨달을 수 있는 생각이라는 걸 그 때 알았다. 
나 같은 보통 사람들은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그 경지에는 도달할 수 없을 것이다. 내 생각에는 그 것은 누군가가 가르쳐주어야 그제서야 알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이걸 깨닫고 나서는 그후에 수학이나 물리 등에 나오는 개념들을 이해하고 접근하는 게 훨씬 수월해졌고, 대학교에 진학해서도 다른친구들보다 계산력이나 문제해결력은 그다지 좋지는 않았지만, 개념을 이해하는 것 자체는 빨랐던 것 같다. 왜냐하면 어떻게 해당개념을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하는지 알고있기 때문에. 

수학이나 물리, 화학에서 쓰는 표현을 잘 보면 모든 변수들을 고려하지 않는다. 가장 영향력이 크고 인과관계나 상관관계가 확실한 변수에 대해서만 명확하고 확실히 배운다. 
영향력이 아주 미미하거나 인과관계가 확실하지 않는 것들은 측정자체가 어렵거나 불가능하고 파악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리소스가 필요하기에 그것들은 미지의 영역으로 남겨둔다. 

그래서 사회과학이나 심리학, 경제학 등 에서 수학적 모델 등을 활용해 인간세상에서 나타나는 여러 현상들을 분석하고 예측을 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말한 것처럼 완벽하게는 분석하거나 예측할 수 없다. 어느 정도의 확률로써 나타내는 게 가장 정확한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철학이나 인문학, 사회학 등과 같은 분야에서 어떤 현상이나 문제들을 환원적으로 분석하는 것에 대해서 경계해야한다고 반복적으로 말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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