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 것은 선이 아니다.


나는 오랫동안 착하게 사는 게 선이고 올바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내 가치관과 신념들에 대해 군 복무를 하면서 점점 의심을 품게 되었고, 대학교 졸업할 때 쯤에는 그동안의 내 신념들과 방향성이 뭔가 잘못되었음을 느꼈다. 그런데 그게 어디서부터 잘못 되었는지, 무엇이 문제인지 발견을 하는 것 자체도 어렵고 그것을 발견을 하더라도 새로운 방법을 찾는 것이 더 어려웠다. 그 동안 내가 만났던 사람들 중에는 이러한 내 고민들을 해결하고 도움을 줄 좋은 모델은 존재하지 않았다. 다들 이런 깊은 내면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각자의 나름대로 버티고 있을 뿐, 그것들을 압도적으로 이기고 성공적으로 보여주는 사람은 내가 만났던 사람들 중에서는 없었다. 

반면, 간접적인 매체를 통해 만난 사람들에게서는 엄청난 영감을 받았다. <그리스인 조르바>, <1Q84>, <해변의 카프카>, <스티브 잡스> 등과 같은 책에서 만났던 가상의 인물들과 실존하는 인물 그리고 그 책들을 쓴 작가들이 전하고자하는 메시지들은 나에게 삶의 나침반과 같은 역할을 했다. 뿐만 아니라 유튜브 영상이나 영화, 애니메이션 등으로부터도 많은 도움들을 받았고, 그 전에 알지 못햇던 것들을 많이 알게되었다. 

그러다, 작년 말쯤부터 Dr. Jardan B. Peterson(이하 피터슨 교수)이라는 분의 여러 메시지들을 영상으로 접하게 되면서 방황하고 흔들리고 있었던 내 모든 것들이 점차 제자리로 되돌아오는 것을 느꼈다. 뿐만 아니라 예전의 나라면 할 수 없었던 것들을 이제는 할 수 있을거라는 분명한 자신감이 생기기 시작했다. 실제로 그것들이 발현되는지 그 능력이 나에게 없더라도 적어도 예전에 느끼지 못했던 어떤 감촉과 감각을 느끼게 되었다. 아마, 이 분이 파편으로 조각된 모든 것들을 단번에 정리해주고 명쾌한 방향성을 제시해주어서 그런지 이 분과의 만남은 나에게 있어서 굉장히 큰 의미가 되었고, 내가 당당하게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한 결정적인 계기이자 원동력이 되었다. 

피터슨 교수는 영화 <호빗>와 <해리포터>를 통해 진정한 도덕성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을 했다. 
빌보는 샤이어 출신으로 약간 덜 발달하고 과도한 보호를 받으며 자란 아이죠. 그런데 그 친구는 큰 모험에 부름을 받게 돼요. 용을 찾아 용이 가지고 있는 보물을 가져와야하는 미션이죠. 그러기 위해서는 일단 도둑이 되어야 해요. 그 미션을 시작하기 위해서는 말이죠. 생각해 보면 좀 이상하지 않아요? 자기가 속한 사회에서 준법시민으로 사는 것만으로는 용을 물리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거에요. 어떤 의미에서 나쁜 시민이 되어야 하는 거에요. 그리고 자기 안에 있는 괴물과 같은 모습을 통합해 내야 한다는 거예요. 말하자면, 그것을 개발하고 그런 자신의 괴물과 같은 모습을 더 개발하고 연마해야 한다는 거에요. 
  다르게 말하자면, 여러분이 만약 아무런 해도 끼칠 수 없는 존재라면 여러분은 선한 도덕적 존재가 될 수 없어요. 그냥 아무런 해도 끼칠 수 없는 존재일 뿐이죠. 마치 그냥 산 속에 사는 토끼 같은 존재예요. 토끼는 선하거나 도덕적인 존재가 아니죠. 잡아먹히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는데, 그런 건 도덕적인 존재가 아니에요. 여러분이 괴물이지만, 괴물처럼 행동하지 않는다면 여러분은 선하다고 불릴 수 있는 존재인 겁니다. 하지만 일단 괴물이 되어야 하는 거죠.
 
  이런 얘기는 여기 저기서 항상 나오죠. 해리포터도 마찬가지예요. 해리는 부족한 부분도 많고 상처도 많은 아이예요. 자기 속에 악한 감정도 가지고 있죠. 심지어 뱀들과 대화도 할 수 있을 정도죠. 항상 규칙은 어기면서 돌아다니고 말이죠. 항상 말이에요. 전혀 순종적인 인물이 아니죠. 하지만 아시다시피, 규칙을 어길 때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죠. 만약 해리포터가 규칙을 어길 수 없다면 해리 포함한 그 친구들, 사고와 말썽이나 일으키고 다니는 애들이 규칙을 어기지 않고 산다면 그들이 향하던 그 최고의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을 거예요.
 
  그래서 매우 특이한 것이지만, 이런 설정은 신화적인 개념에서는 아주아주 흔한 것이에요. 영웅이 되기위해서는, 영웅은 일종의 괴물이어야 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통제된 괴물이죠. 베트맨도 그렇지 않나요? 정말 모든 곳에서 나오는 이야기예요. 여러분이 항상 듣는 이야기죠.
 
신화의 이야기나 고전이라고 불리고 우는 메시지들은 인류의 원형을 가장 잘 표현하고 있다. 동시에, 지금 우리가 근거 혹은 증거라는 것도 다 고대에서 출발이 된다. 누군가 어떤 주장을 했는데, 아무런 근거가 없다면 사람들이 그 주장이 논리적이라고 생각할까? 혹은 공감이 되는 이야기라고 생각할까?

아주 최근에 나는 이러한 것을 깨닫게 되었다. 왜 신화나 고전을 공부하고 그것들에 대해서 공감이 되는지 말이다. 왜 할리우드 스타 작가들이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을 항상 들고 다니는지 깨닫게 되었다. 
예전의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최신 이론이나 첨단적인 내용이 무조건 예전의 것들보다 우수하고 월등하고 기존의 모든 문제점들을 해결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기에 신화나 고전은 그저 옛날 이야기일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제는 생각이 바뀌었다. 최근에 나오는 이론이든 학계에 정설로 된 이론이든 모든 핵심적인 내용들은 태초의 것들로부터 시작되었고 모든 근거와 증거들이 시작된 곳이다. 

나는 그 동안 이런 저런 이데올리기에 휘둘리며 반드시 그 틀안에서 살아남기위해서 엄청 노력했다. 그런데 그 틀이나 기반이 잘못되었다는 것을 한번도 제대로 생각한 적이 없어서 아무런 의미가 있지 않은 것들에 목숨을 걸고, 아무런 가치가 있지도 않은 것들에 가치를 두며 살았다. 그렇기에 안간 힘을 써가며 착한 사람이 되기 위해서 살아왔던 것 같다. 

나는 이제 ‘아포 크리포스’를 발견하고 깨닫기 위해서라면 어떤 것이든 감내할 준비가 되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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