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앱의 근황을 통해 알 수 있는 과학·기술의 한계


중·고등학교 때 내가 만났던 몇몇 수학선생님들은 이 세상 모든 것들을 숫자로 생각하고 보았다. 
나는 그 분들이 그렇게 생각하는 게 처음에는 이상하게 생각했다. 나중에 시간에 흘러서는 그분들을 생각하니까 참 지나치게 편향적인 생각들을 학생들에게 압제적으로 주입할려고 했구나라는 걸 느꼈다. 

굳이 수학선생님이 아니더라도 이공계 쪽에 진로를 정하다보면 숫자로 이 세상 모든 것들을 분석하고 보는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나도 사실 이러한 부류의 사람이 될려고 엄청 노력했던 사람이였으니까. 
그런데, 숫자로 세상을 보는 관점은 수학, 과학, 기술, 공학 등의 영역에서 통하는 관점이지 사람관계와 같은 끊임없는 과정을 통해서 형성되는 것들이나 사랑이나 신뢰 등 정의하기 어려운 것들에게는 통하지 않는다. 

이공계쪽으로 진로를 정하고 공부를 하다보면 “Problem solve”라는 관점으로 알고 있는 지식과 자원을 투입해 무엇이든지 해결할려고 하는 습관이 생긴다. 이게 사실 좋은 태도이긴하다. 그러나, 무식한데 신념이 강하면 여러사람들에게 피해주는 것처럼 자신의 관점이나 신념만이 무조건 옳다고 생각한 채 다른사람들에게 강요하면 거기서부터 뭔가 잘못되기 시작한다. 

영화 ‘소셜네트워크’를 보면 프로그래밍 천재 마크 주커버그가 인간관계에 대한 욕구와 필요 등을 해결하기위해서 만든 것이 페이스북이다. 페이스북처럼 세상의 많은 부분을 변화시키고 개선하는 기술이나 서비스가 나타나는 것은 이공계에서 말하는 “Problem solve”라는 관점이 출발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페이스북을 오랜시간동안 사용해본 사람들은 이 앱의 한계들에 대해서 점차 깨닫는다. 손쉽게 그리고 편하게 사람들과 연락하고 의사소통을 할 수는 있어도 사람 간의 관계는 눈에 보이는 것처럼 또렷하게 볼 수 없다. 

이 글의 제목인 소개팅앱도 마찬가지이다. 누구나 이성에 대한 관심이나 이성친구를 사귀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사람관계는 단지 듣기 좋은 말이나 눈이 보이는 단어들로는 다 채울 수 없다. 

이 글을 쓸 수 있게 해준 동영상에서는 최근 소개팅앱에 대한 여러 이야기를 들려준다. 폰에서 보았던 사람과 현실에서 만난 사람 간의 괴리, 편리한만큼 가벼운 책임감, 특정한 목적을 가지고 접근하는 사람들 등등. 

뜬금없지만, 고등학교 때 수학과목에서 처음 나오는 개념이 있다. 바로 ‘무한대’이다.  무한대는 숫자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숫자가 아니다. 어떤 함수라고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좋다.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하는 함수. 이 함수는 특이한 게 자기들끼리 더하고 곱해도 더해지거나 곱해지지 않는다. 더하거나 곱해도 본래 자기자신의 모습인 ’무한대’이다. 

사실 현실에는 수많은 변수가 무한대처럼 무수히 많고 또한 사람관계라던지, 사랑처럼 무한대처럼 끊임없는 과정 속에서 형성되는 것들이 있다. 그러니까 현실에서 거의 대부분 경험하는 것들은 엄청나게 복잡한 함수라서 무한대에 가까운 무수히 많은 변수들간에 상호작용으로 나타난 것이다. 이 변수나 과정들을 아는 것은 정말정말 쉽지 않다. 그런데 흔히, 수학이나 과학 혹은 공학을 좀 공부했다는 사람들이 무한히 많은 변수들이나 무한히 주고받는 상호작용에 대한 현상들을 지금 당장 보이는 숫자들로 분석하고 이해한다는 것은 굉장히 편협하고 좁은 시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 같다. 

나는 다음에 나오는 짦은 이야기을 듣게되어서 다행히도 좁디좁은 그 곳에서 나올 수 있었다. 

건축가인 남편이 작업하는 보았던 심리학자인 아내가 남편에게 말했다. 
“건축가들은 사람에 대해서 왜 이렇게 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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