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씩 사라지는 것들


위에 있는 이미지는 내 사파리의 즐겨찾기 목록이다. 

그 중 두 개의 사이트는 원래는 더 위에 있었다. Back to the Mac와 Yoon Jiman

이 사이트들은 블로그다. Back to the Mac은 내가 2013년 여름에 처음 알게된 블로그였다.
전역하고 나서 새로 사게 된 Macbook pro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 애플의 제품을 처음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그렇듯, 처음 새로운 접해보는 OS와 앱들 그리고 Windows와 전혀 다른 시스템을 익히기 위해서 이것저것 찾아보았던 사이트들 중 가장 최고의 사이트였다.

그래서인지 몰라도, 나는 이 블로그에 접속할 때마다 애플이 만들어 놓은 새로운 세계에 처음 들어왔을 때처럼 그 때의 그 감정들이 의식적으로나 무의식적으로 새록새록 떠오른 것 같았다.

Back to the Mac의 원래 주인은 ONE이라는 닉네임을 사용하시는 분이였다. 그 분은 자신의 매킨토시 사용기를 비롯해서 OS X으로 명명했었던 MacOS의 여러 앱들을 추천해주고 구체적인 방법까지 알려주는 곳이였다. 또한,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하드웨어에 관한 이슈나 애플의 여러 정보들도 다루어 주셨다. 그러다, 언제부터인가 구독자들 중에서 블로그를 함께 운영하고 싶은 사람들을 모았고, 페이스북의 커뮤니티도 만들었다.

1년쯤 지났을까? 블로그 운영진들이 쓴 한 게시물이 올라왔다. 갑자기 블로그 주인장인 ONE님이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몇 개월 동안 운영진들이 연락을 취해보았지만, 돌아온 메시지 같은 것들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그 운영진들은 주인장이 없더라도, Mac과 iPhone을 사랑하는 유저로서 그리고 이 블로그를 사랑하는 구독자로서 이 블로그의 명맥을 유지하기로 했다. 그러나 운영진 모두가 각자의 생업이 있는 분들이고 저마다의 사정이 있기에 예전처럼 좋은 글들을 올라지 못할 수 있다고 했다.

나는 그 때 뭔가의 상실감을 느꼈다. 뭔지 모르겠지만. 그 후, 예전처럼 자주는 게시물이 안올라왔지만 해마다 애플이 주최하는 큰 행사가 있는 시기에는 글들이 몇개 씩 올라왔다. 그러나, 해가 거듭될 수록 게시물의 갯수도 적어지고 예전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지금 시점에서는 19년 12월 27일에 쓰여진 게시물이 Back to the Mac의 가장 최근 글이다.

Yoon Jiman이라는 블로그는 Back to the Mac을 통해 알게 되었다. 이 블로그도 애플 제품이나 서비스들에 대해 다루었다. 하지만, 이 블로그는 애플 제품의 리뷰만 있는 게 아니라 사회적으로 이슈에 대해서 필자 나름의 생각을 담아 쓰여진 글들도 꽤 있었다.

필자님이 나와 비슷한 관심분야를 가진 분인 것 같아 자주 들어갔던 블로그였다. Back to the Mac과 함께.

그런데 이 블로그도 언제부터인가 새로운 글들이 업로드 되지 않았다. 우연히 심심한 날, 페이스북에 이 블로그의 이름이자 필자의 이름을 검색창에 쳐봤다. 그런데, 그분의 개인적인 글들을 읽게 되었다.
그 글들을 읽으면서도 그 때 뭔가의 상실감을 나는 느꼈다.

그 후, 나는 이 블로그에는 어떠한 글도 업로드한 걸 보지 못했다.

그리고 오늘 한번 오랜만에 즐겨찾기 목록에 들어가 Yoon Jiman이라고 쓰여진 텍스트를 눌렀다.

그런데...


위에 보이는 것과 같이 사이트 로고와 배경 그리고 콘텐츠에 해당하는 이미지들이 허접하게 겹쳐져있고, 누르라고 되어 있는 이미지나 텍스트를 눌러봐도 어떠한 반응이 없는 누가봐도 형편없는 사이트가 나왔다. 누가 이 도메인을 사용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yoonjiman.net’이라는 도메인이 다시 원래 주인에게 돌아가길 바랄 뿐이다. 내가 바란다고 해서 그렇게 되는 것도 아니지만 말이다.

본래 이 블로그 같은 경우는 필자님이 개인적으로 도메인을 만들어 매달 어느정도의 비용을 지불해서 만든 개인용 웹사이트였다. 그렇기에 네이버 블로그나 티스토리처럼 많이 볼 수 있는 그런 틀이 아니라 필자님만이 추구하는 깔끔하고 정갈한 그런 블로그였다.

그런데, 매월 지불하는 서버비용을 안내셨는지 아니면 웹사이트를 운영하게끔 도와주는 서비스를 취소하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더 이상 'Yoon Jiman'이라는 예전의 그 블로그는 이젠 볼 수 없다.

참고로, 그 블로그는 내가 여기 내 블로그를 꾸밀 때에도 무의식적으로나 의식적으로 많이 참고한 웹 사이트 중 하나였다.

지금은 그 블로그의 모습들을 볼려면, ‘Yoon Jiman’이라고 구글에서 검색하고, 이미지 탭을 눌러야 누군가 그분의 글과 블로그를 캡처한 이미지들을 볼 수 있다. 그리고 그 이미지들을 중 하나를 클릭해서 해당 웹사이트를 들어가게 되면 네이버 블로그나 티스토리와 같은 많이 볼 수 있는 일반적인 그런 블로그들이다.

또 다른 방법은 Pocket과 Evernote의 검색창에 'Yoon jiman'이라고 검색하면 그동안 내가 스크랩한 글들을 볼 수 있다.


(아래처럼 UI가 바뀌기 전에는 Command + shift + B를 눌러서 해당 웹사이트의 객체를 클릭해 좌우로 움직였다.)



원래는 Back to the Mac과 Yoon Jiman, 이 두 개의 블로그는 내 즐겨찾기 목록에서 5번째와 6번째에 놓여있었다.
그러니까, 사파리에서 Option(⌥) + Command(⌘) +5 또는 6번을 누르면 곧바로 이동되었던 사이트였다.
시간이 들어갈 수록 내가 이 곳들에 점점 들어가지 않아서 즐겨찾기 목록의 우선순위에서 조금씩 뒤로 밀려났다.

2013년 여름에서 2018년까지는 사용했던 단축키였으니까 5년 정도 나에게는 다음, 구글, 네이버, 페이스북 다음으로 자주 방문하는 곳이였다.

어느 순간 그 블로그들을 들어가지 않게 되었다. 간간히 습관적으로 확인하는 차원에서 들어가는 정도였다.

한편, 나는 한 5개월 정도 내 블로그에  글을 안올렸었다. 그래서일까? 그 분들의 입장이나 생활에 대해 내 나름대로 상상하고 있다. 그런데 상상할 수록, 나는 왜 알 수 없는 상실감이 느껴질까?

내가 왜 그 블로그를 습관적으로 들어가고 아직까지도 즐겨찾기로 있는 건 처음 그 블로그에 접속했을 때 느꼈던 기분과 감정들을 버릴 수 없어서 그런 게 아닐까 싶다.
원래 두번째 만남이나 세번째 만남은 잘 기억이 나지 않더라도 누군가와의 첫 만남은 잘 잊혀지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아무튼, 생기있는 생활을 유지하는 게 정말 쉽지 않다는 걸 나이를 먹을 수록 절실하게 느낀다.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살기위해서는 의식적으로 가끔은 억지로라도 정말 애정하고 좋아했던 것들을 하는 게 좋은 것 같다.

예전의 '나'를 그리울 때, 마음먹으면 언제든지 그 때로 갈 수 있을 것 같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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